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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그리운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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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숙화
댓글 0건 조회 1,184회 작성일 11-06-05 22:34

본문

울고 싶을 때       
                       김영수 지음
주님,
저는 울고만 싶습니다.
일이 도무지 마음대로 되지 않고
삶의 가닥이 잡히지 않아 슬픕니다.
삶이란
가도가도 막히는 미로입니까.

주님,
저로 하여금
실컷 울게 하소서.
울음으로
저를 남김없이 비우게 하시고
제 영혼에다
새 기운을 채워 주시어
저를 거듭 태어나게 하는 울음을
새로이 울게 하소서.
진실로 울어야 할 일들에 울지 않아
가슴의 통로가 막히고
영혼의 개울이 메말라 있었습니다.

주님,
자라지 않고 있는
저를 두고
이웃의 아품을 보지 못하는
저를 두고
새 빛의 바닷가로 나서지 않는
저를 두고
슬피 울게 하소서.
가슴을 울음의 강으로 내어 주고
그 강물 속에 흐르는
신비한 음향에다
귀를 기울이게 하시어
영혼이 새 하늘에서
눈뜰 수 있게 하소서.
저에게
하느님을 만나는 순결한 울음
다시 태어나는 성스런 울음을
자주자주 허락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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